"그 많은 고대 출신은 다 배제하셨네요?"
"일체의 사심 없이 평가한 결과입니다. 출신학교는 애초부터 전혀 고려 대상이 아니었습니다. 제 성에 차는 자가 고대 출신 중 많았다면 합격자 모두를 고대 출신이 차지했을 지도 모릅니다"
#팀장 승진 후보 8명 중 누구를 팀장으로 발령 내야 할지 내 생각을 정리해서 보고서 형식으로 제출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내 책을 읽었다며 연락 온 사장 중 이런 일을 부탁하는 자들이 종종 있다.
공교롭게 8명 중 고대 출신이 4명이다.
혹자는 고대 출신들은 서로가 서로를 끌어주고 당겨주는데 너무 집착하기에 문제가 크다고 보며 그래선지 고대를 나온 나 역시도 의심하곤 한다.
나는 얄짤없다.
하늘을 우러러 단 한 번도 양심이 어긋나는 판단을 학연 탓에 한 적은 없다.
좋은 게 좋은 거라며 비슷해 보일 때는 고대 출신을 밀어주라는 말을 하는 교우도 있지만 이럴 때는 일부러라도 비고대 출신을 밀어준다.
어차피 고대출신들은 나 말고도 서로들 엄청 밀어줄 것이기에 나라도 이렇게 해야 그나마 덜 불공정해질 것 같아서이다.
얼마 전, 모 협회에서 했던 심사에서도 최종 후보에 고대출신들이 적지 않게 올라왔지만 합격자가 되기엔 다들 조금씩 부족하기에 모조리 떨어뜨렸다.
협회 관계자가 내 심사표에 최종 사인을 하며 묘한 웃음을 지었고 그 의미는 모르겠지만 그 후로 겁나게 자주 나를 찾는다.
서로 잘 끌어준다는 점으로 유명하지 않고 지나칠 정도로 공정하다는 점으로 유명한 고대를 기대한다면 내가 너무 이상적인 걸까?
ps: 전술한 팀장 후보에 대한 심사 시, 각각의 후보들과 식사를 했고 이때 받은 인상과 나눈 대화에 근거해 판단했다. 그런데 그 비용은 후보들이 회사에서 받은 법인카드로 계산했고 그래선지 무진장 좋은 데서 먹었다. 호텔 라운지, 고급 레스토랑, 일식집 등이었는데 일이었기에 양껏 못 먹은 게 정말 슬펐다. 일과 상관 없이 배터지게 먹고 싶다며 법인카드 달라고 하면 날 미친 놈 취급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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