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이거 먹으며 이야기 합시다”
“아침부터 술을....”
“어차피 두 분 때문에 지금 회사가 개판 5분전인데 술 좀 먹으면 안 됩니까?
오전에 모 회사를 방문했다.
직원이 6명인 아주 소규모 회사인데 사장과 어떤 직원이 감정싸움을 하는 통에 분위기가 영 아니다.
창업 시에는 이 직원과 사장 둘만 있었기에 이 직원은 다소 사용자적 성격도 지니고 있다.
그래서 목에 힘을 줬나본데 그래도 사장은 위계질서를 중시하다가 이 사단이 났다.
별 거 아니라 볼 수도 있는데 감정이 북받치자 해고, 스스로 포기한 임금, 근로시간 위반 같은 시시콜콜한 이야기가 다 나온다.
사장이 이 직원에 대한 해고를 나에게 문의하며 나는 이들을 알게 되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해고는 이 사안의 근본 해결책이 아닌듯했다.
아침부터 재래시장에 가서 닭다리 8개(12천원), 칭따오 큰 거 두병(8천원)을 산 뒤 이 회사를 방문했다.
술 한 잔 들어가고 닭다리 뜯다보니 그런대로 대화가 잘 된다.
2시간 남짓 이야기를 하다가 나는 다른 일이 있어서 나왔다.
좀 전에 연락이 왔는데 앙금이 거의 다 풀렸고 옛정이 있기에 계속 같이 가겠단다.
나에게 고맙다며 수고비를 주겠다기에 소정의 금액만 보내라고 했다.
해고 사건 대리해주며 받는 금액이 비하면 아주 약소하지만 내 마음도 편하다.
이런 조금만 회사일수록 감정을 조금만 신경써주면 더 잘 나갈 수 있는데 법만 따지는 사람들 보면 나도 노동법으로 먹고 살지만 참 그렇다.
단가 낮더라도 이런 실질적인 도움 주라고 노무사가 존재하는 거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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