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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자살,구타,안경

자살을 막아주는 가장 고마운 사람 (정말 소중한 사람인데....)

by 강명주 노무사 2020. 9. 11.

자신의 이야길 모두 들어주는 사람이 단 한 명만 있어도 #자살 안 한다.

아무리 빚이 많거나 상황이 안 좋아도 자살까진 안 간다.

보통은 가족, 특히 부모가 이 역할을 해줘야 하는데 그러기는커녕 오히려 자살로 내모는 부모들도 많다.

자식이 사회통념상 아주 심각한 잘못을 반복하는 것도 아닌데 자기 기분 상한다고 먼저 연 끊자는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부모가 대표적이다.

제대로 된 부모는 자식에 대한 자신의 의무를 다하는 것은 물론이고 설령 자식이 큰 잘못을 해도 어지간하면 받아주며 만약 자살을 하면 자신에게 별다른 책임이 없어도 두고두고 마음 아파하며 말도 잘 못 꺼낸다.

이와는 정반대의 모습을 서슴지 않고 보이는 부모들도 요즘은 참 많은데 이런 변화를 인정하지 못하는 바보들이 왜 이리 도처에 깔렸는지.

요양원에 있을 때 알게 된 사장님이 있다.

이 요양원과는 전혀 연이 없었음에도 가끔 라면, 통조림 등 각종 부식을 무료로 기부해 주시던 아주 고마운 분이었다.

내가 요양원에서 나오고 나서 몇 년 뒤, 이 사장님을 길에서 우연히 만났다.

당시 나는 사과나 팔고 다녔기에 아는 체하기가 민망했는데 이 사장님 몰골이 영 아니었다.

무슨 일이 있는듯하여 요양원 이야기를 꺼내며 인사를 하니 나에 대해선 당연히 기억 못 하지만 그 요양원은 기억하신다.

혹시 무슨 일이 있냐고 질문을 하니 한숨만 쉬시기에 약주라도 하시겠냐고 묻고 근처 대폿집에 들어갔다.

원청의 배신행위 탓에 사업이 도산 직전인데 아내와의 문제가 더 컸다.

원래도 애정이 많지 않았는데 사업이 힘들어지자 바로 이혼을 요구하며 친정에 가버려서 어찌할 바를 모르겠단다.

당시 이 사장님은 채권자들을 피해서 근처 고시원에 혼자 살았는데 내가 해드릴 건 말벗뿐이라 그 후 몇 달간 자주 만나며 이야기를 들어줬다.

다행히 1년 정도 지나자 마음을 다잡았고 사업은 깨끗하게 정리한 뒤 아내와도 이혼하고 아이들과 새 삶을 시작하셨다.

조그만 가게를 새로 여셨는데 지금도 운영 중이시다.

친구와 가족 모두에게 얼굴을 못 들 당시에 나에겐 그래도 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었고 그게 그 시기를 견디는데 크게 도움이 되었다고 나중에 이분은 말씀하셨다.

백수건달이라 할지라도 나에게 기본적인 애정을 가지고 늘 내 이야기를 경청해 준다면 그것만으로는 이 사람은 무진장 소중하게 대해야 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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