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감하시네요"
사업을 하던 지인이 몇 년 전에 급전이 필요해서 사채업자를 찾았는데 보증인이 필요하다기에 내가 서준 적이 있다.
이 지인은 채무의 상당부분은 갚았지만 사업이 망했고 나에게 사채업자는 연락을 했다.
나는 두말 않고 채무를 변제하기 시작했고 어제 새벽에 마지막 부분을 지급했다.
그냥 통장으로 보내도 되는데 근처에 있다며 사채업자가 찾아왔고 미운 정도 들었기에 내가 밥을 샀다.
나 같은 케이스가 적지 않은데 보증설 때와는 달리 자신은 모르겠다면 잠수 타는 경우가 흔하단다.
그래서 내심 걱정이 많았는데 아무 말 없이 바로 인정하고 변제 시작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며 전술한 말을 한다.
"이렇게 바로 나와서 직접 검사까지 다 받는 걸 보니 참 용감하세요"
몇 년 전에 사귀던 여자가 올해 초에 연락을 했다.
다 죽어가는 목소리로 만나서 할 말이 있으니 꼭 나오란다.
의아한 마음에 나가보니 아주 차가운 얼굴의 동성친구가 옆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사정을 들어보니 회사 정기 검진에서 몹쓸 병에 걸렸다는 판정을 받았단다.
나랑 헤어진 후 다른 남자와는 관계가 없었다며 나를 의심하는 눈치다.
차갑던 친구는 변호사라던데 알면서도 관계를 가진 거라면 상해죄까지 경합될 거라며 검사처럼 군다.
바로 이들을 차에 태워 근처 개인 비뇨기과를 방문했다.
변호사는 차에서 기다리라고 하고 사귀던 여자만 데리고 의사를 만나 혼인 전 검사를 우리 둘 모두에게 해달라고 했다.
이 말 한 마디면 성관련 중요 질병은 다 체크해준다.
피를 뽑고 20분 정도 기다리자 아무 이상 없다는 통보가 온다.
사색이던 얼굴빛이 좀 살아나며 변호사 친구과 같이 기뻐하던데 즉시 또 다른 비뇨기과로 끌고 가서 마찬가지 검사를 받았다.
역시나 이상 없단다.
정기 검진이 오진이었을 거라는 말이 이젠 나오던데 나는 아무 말 없이 세 번째 비뇨기과로 차를 돌렸다.
이곳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오자 둘 다 내 앞에서 고개를 못 든다.
함부로 나를 의심하고 명예훼손 한 것에 대해 고소가 가능하지 않느냐고 변호사 친구에게 묻자 답을 못한 채, 눈을 피한다.
앞으론 성급히 굴지 말고 생각 좀 하고 살라는 말을 남기고 일어서는 내 뒤통수에 전술한 말이 들려왔다.
이건 말 할 수 있다.
내 책임이라 생각되는 건 단 한 번도 피하지 않고 늘 당당히 맞서왔다고.
사채업자의 전화가 솔직히 나도 무서웠지만 보증을 선 건 맞기에 다 받아들였다.
혹시 진짜 내가 감염의 원인이면 어쩌나 하는 걱정 탓에 가슴이 터질 것 같았지만 전술한 방법만이 궁극의 해결책이기에 나는 그대로 실천했다.
오전에 강의를 마치고 나오는 데 어떤 수강생이 그런다.
눈치 안 보고 할 말 다 하시는 모습이 참 멋있었다고.
용감하게 산 나에게 준 신의 선물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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