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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아이러니),인간사,소회,푸념

안 좋은 일이 계속 생길 때의 대처법

by 강명주 노무사 2023. 6. 16.

자의반 타의반 #액운이 겹치며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있다. 나 역시 이런 시기를 겪어보았고 당시 사용했던 방법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생활을 단순화하기

이게 핵심이다. 힘들거나 괴롭다고 마구 술 마시거나 새로운 이성 만나다가 오히려 더 일이 꼬이는 경우를 무지 많이 본다. 당분간은 집과 회사 혹은 집과 학교만 다람쥐처럼 오가며 최대한 심플한 삶을 사는 게 무조건 최선이다. 과정에서 자연히 지루함이 생길 텐데 이를 후술할 명상이나 봉사 등으로 채운다면 금상첨화다. 정 술이 생각난다면 방에서 혼자 먹어라.

2. 규칙적인 생활하기

할 일이 없는 백수에게 가장 중요하다. 가뜩이나 백수라 짜증 나는데 교통사고나 형사사건 연루 등 안 좋은 일이 발생하면 더더욱 승질이 나고 그래서 말 그대로 포기하고 살다가 완전히 몰락하는 케이스도 아주 잦다. 백수라면 당장 일자리를 구하는 게 최선이겠지만 쉽지 않으니 우선 규칙적인 일상 보내기라도 꼭 시행하자. 출근할 일 없어도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고 픽스된 시간에 밥 먹으며 잠자리에도 같은 시간에 드는 것이다. 이러다 보면 자연히 건강해지기에 백수라도 뭔가 하고픈 욕구가 샘솟을 수밖에 없고 이 상태로 일자리 얻으러 가면 눈빛부터 다르기에 뽑힐 가능성이 대단히 높아진다. 알바들 면접에도 참가했던 노무사인 내 경험에 비춰봐도 같은 백수지만 완전히 인생 포기한 자와 규칙적으로 사는 자는 분위기부터 다르고 당연히 후자가 선호된다.

3. 운동하기

건강한 육체에 건강한 정신이란 문구는 꼰대들만의 생각이 절대 아니다. 10여 년간 몸도 제대로 못 움직이며 투병만 하다 청춘 다 날린 나지만 이 문구하나 믿고 꾸준히 운동을 하여 결국 노무사로 활발히 활동하는 지금에 이르렀다. 거창하게 헬스클럽 다닐 필요 없다. 빈 큰 생수병에 물 채우고 마개를 스카치테이프로 단단히 감은 후 이걸 아령으로 사용하면 충분하다. 유튜브에 좋은 헬스 영상 많으니 너무 복잡하지 않은 것 하나 정하고 이 영상 속 강사가 하라는 대로 매일 따라 하라. 이런 식의 근력운동과 매일 일정 시간 나가서 뛰거나 걸음으로써 하게 되는 유산소운동이 결합되면 3~4달 만에 급속히 건강해질 것이고 의식하지 않아도 절로 부정적인 생각은 감소하고 긍정적인 사고는 늘 수밖에 없다. 이런 마인드와 바디를 일단 갖추면 또 닥치려던 추가적인 액운이 왠지 겁이 나서라도 안 오지 않으려나.

4. 명상하기(기도하기)

미리 말하지만 난 신을 안 믿는다. 그래서 어려운 상황에 빠진 자들에게 교회나 절 오라고 포교하는 인간들을 무지 싫어한다. 타인의 위기를 이렇게 이용하는 쓰레기들은 반드시 지옥에 갈 것이다. 하지만 혼자 조용히 방에서 명상이나 기도하는 건 권장하고 싶다. 유신론자라면 신과 대화한다는 기분으로, 무신론자라면 자신을 돌아본다는 기분으로 눈을 감고 정자세를 취한 후 매일 10분 정도 시행하자. 일정 시일이 지나면 저절로 스스로의 문제점 등도 생각하게 된다. 내가 마음 아프게 한 사람, 돈 떼먹은 사람 등이 떠오를 것이고 특정 사안에서 내가 잘못했던 일도 반추하게 될 것이다. 이것들을 노트에 적으며 반성하고 반복하지 않기 위해 기억할 점 등도 기록한다면 이보다 더 좋은 자기관리는 없다. 액운의 시기를 끝내는 데도 이 방법은 엄청 좋고 그 후의 인생을 원활하게 만드는 데도 탁월하다.

5. 봉사하기

나만 잘난 줄 알고 살다가 쓰러진 자들에게 효과 있는 방법이다. 세상 모두가 잘난 게 아니고 누군가는 못 나야 잘난 사람이 빛을 발하지만 이 원리를 잊고 늘 최고만 되려다가 그러지 못하자 좌절하는 사람들 천지인 요즘, 봉사활동만큼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것도 없다. 다소 이기적이긴 하나 이 방법을 통해 느끼는 상대적 우월감도 삶의 아주 중요한 동기부여 수단이다. 최고 의과대학에 진학하여 자신이 왕인 줄로만 알고 살던 의대생이 자신이 원하는 전공과에 가지 못하게 되자 이에 실망하여 세상 모든 걸 잃은 것처럼 느꼈지만 당분간 휴학하고 누군갈 도우면서 자신이 얼마나 많은 것 가졌는지 체감했고 이를 통해 살아갈 힘을 얻었다는 이야기를 실제로 들은 적이 있다.

6. 사과하기

살면서 고의든 고의가 아니든 누군가에게 정신적, 물질적 피해를 주었지만 귀찮거나 겸연쩍어서 무시하는 자들도 많다. 꼭 이걸 한다고 액운이 끊긴다는 보장은 없지만 영원히 액운 속에 살아야만 할 팔자라도 본인의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한다면 세상으로부터 완전히 다른 식의 대접을 받게 마련이다. 절대 본인 잘못 인정 안 하고 뺀질대기만 하는 인간은 아무리 잘나도 절대 정이 안 간다는 걸 유명인들을 봐도 느낄 것이다. 인정할 거 인정하는 자만큼 용기 있는 자도 없고 이런 자를 세상은 좋아할 수밖에 없다.

7. 더 이상 잃을 게 없다는 말의 무서움 인식하기

정말 갈 데까지 갔다고 느끼는 자들이 이 말을 입에 달고 살면 완전히 스스로를 버린다. 근데 정말 그럴까? 가령 전 재산 다 잃고 수 억의 빚마저 졌다면 이런 말이 절로 나올 수도 있겠지만 진짜 더 잃을 게 없을까? 만약 이 상태에서 더 나아가 본인의 건강까지 잃거나 자식 등 가족이 죽거나 장애자가 된다면 지금보다 무진장 더 불행하다고 느낄게 뻔하지 않나? 행복만큼 불행도 상대적인 것이다. 아무리 지금 상황이 안 좋아도 멈출 수 있는 선에서 멈춘다면 이를 두고 신의 한 수였다고 자화자찬할 날은 반드시 오게 되어 있다.

8. 포기하기(수용하기)

여기서의 포기는 '인생포기' 같은 단어에서 사용하는 포기가 아니다. 아무리 조심하고 노력해도 계속 안 좋은 일이 닥친다면 이를 그냥 팔자로 받아들인다는 의미의 포기다. 당신이 전생이 너무 나쁜 짓을 했거나 당신들 조상이 천하에 둘도 없는 악인이라 그 업을 당신이 뒤집어썼거나 여튼 어떠한 이유로든 당신 팔자는 이것밖에 안 된다면 그냥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지 않을까? 난 구순구개열이란 선천적 기형을 타고났기에 결혼도 못 하는 상태에서, 눈마저 더럽게 나빠서 두꺼운 안경에 늘 의존해야 하고, 맞는 게 너무 무서워 스스로 내 목을 매달 정도로 매일 구타당하며 어린 날들을 보냈기에 성격도 무지 나쁘다. 이런 상황에 대해 무수히 많은 고민과 저항을 해보았지만 결국 이젠 그냥 운명이라 받아들이기로 했다. 내가 전생에 이완용 꼬붕 역할을 했고 그래서 이런 팔자로 태어났다고 생각하니 마음은 조금 편해졌다. 전술한 방법들을 통해 이제 액운이 끊기고 당신들이 행복해지길 간절히 바라지만 그렇게 안 되는 자도 적지 않을 것이고 이들에게 내가 하고픈 마지막 말이 바로 포기이다. 이번 생에서 당신에게 허용된 건 이것뿐이겠지만 이걸 견디고 살다 자연사하면 조물주가 조금은 미안해서라도 다음 생에선 보다 나은 환경을 줄 터이니 그거 하나 믿고 계속 살았으면 좋겠다. 사실 이 말은 자살 생각날 때마다 나 스스로 하는 다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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