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저녁엔 #강남의 룸싸롱에 갔었다.
이곳 에이스 언니가 삼국지의 초선이 뺨친다는 소문이 자자하기에 지인 몇이랑 같이 가보기로 이미 며칠 전부터 약속을 했다.
그런데 오늘 오전 거래처를 방문했다가 직원 책상에 높여진 어떤 과자를 보는 순간 마음이 싹 바뀐다.
이 과자는 수십 년 전 내 인생을 구렁텅이로 몰아넣는 바로 그날의 사고 직전에 내가 먹었던 것이다.
몇 시간만 지나면, 청춘을 다 앗아가고 내 삶을 완전 몰락으로 이끌 사고가 있을 것이란 건 상상 못한 채, 나는 새로 나온 이 과자가 맛있다며 연신 처먹어 대기만 했다.
그 후, 이 과자를 나는 극도로 멀리했고 우연히 보기라도 하면 이 사고로 놓쳐버린 내 꿈이 생각나 몇 칠 간 계속 괴로워하는 게 보통이었다.
원래대로라면 오늘 룸사롱 약속은 파투 내고 기존처럼 혼자 소주나 까며 한탄을 했어야 한다.
하지만 이 짓도 너무 지겹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다고 뭐가 바뀌나?
과거 탓에 현재의 즐거움을 포기한다면 더더욱 바보짓 아니려나?
그래서 애써 평정심을 유지하며 룸싸롱에 갔다.
파트너를 정하는데 문제의 에이스 언니가 내 파트너가 되었다.
같이 간 사람들이 저 친구 혼자 사는 불쌍한 사람이라며 동정심을 발휘해 준 덕에 그렇게 되었다.
각자 파트너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던데 나는 전술한 과자의 여파(?) 탓에 말이 잘 안 나왔다.
무슨 일 있느냐며 이 에이스 언니가 먼저 말을 꺼냈고 너무 디테일하지 않은 수준에서 사정 이야기를 했다.
담배 한 대 피워도 되냐고 묻더니 아주 깊이 한 모금 들이 마신다.
자신도 원래 꿈은 유명 패션모델이었단다.
관련 학원도 다녔었는데 이런저런 사정으로 여기까지 흘러와 이렇게 살고 있다며 갑자기 그 독한 양주를 큰 잔으로 원샷을 한다.
이렇게까지 이야기해 주는 마음 씀씀이가 고마워서 그냥 웃고 있자니 먹고 싶은 것 있냐고 묻는다.
꿀떡이 갑자기 생각나 이야기하자 웨이터에게 말을 하더니 잠시 뒤 진짜 꿀떡이 내 앞에 놓여졌다.
이거 먹고 어떻게든 과거를 잊어보란다.
꿀떡은 단 맛에 먹는 거지만 이 꿀떡만은 달지 않았다.
이 나이 먹고도 새파랗게 젊은 아가씨에게서 위로받을 정도의 내 유리 멘탈이 수치스러워 그랬나 보다.
다 나아가 내 인생만 중요하고 소중한 건 결코 아니며 타인의 인생 역시 마찬가지고, 꿈을 조금도 못 이루는 사람 또한 허다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해진 시간이 지나 나오며 팁을 많이 주었다.
돈 바라고 그런 거 아니라며 정색을 하기에 이 돈은 룸싸롱 손님이 주는 게 아니라 인생의 동반자로서 고마워서 주는 거니 받으라고 했다.
다신 이 아가씨 만날 일 없겠지만 유흥업 종사자라고 만만히 보지 말자.
어디에나 고수는 있게 마련이다.
ps: 동석한 다른 지인들은 파트너들과 룸싸롱틱(?)하게 노는 것 같았지만 나는 기분도 기분인지라 그냥 대화만 했다. 이런 나에게 다른 지인의 파트너가 타박을 줬다. 여기까지 와서 왜 100분토론 하냐고. 자신은 힘든 노동(?)을 하는 반면 내 파트너는 노동을 안 하고도 돈을 번다는 사실이 영 불만이라는 분위기가 팽배해 보였다. 어이, 아가씨. 노동법적으로 해당 노동력을 사용할지 말지는 노동력을 제공받는 자의 마음이야. 그래서 착한 사장들은 일 안 시키고도 돈 주는 거라네. 게다가 오늘 내 파트너였던 아가씨는 그 어떤 노동보다도 소중한 걸 나에게 해줬고 거기 난 100프로 만족해. 그러니 너무 못마땅해 하지 마. 인생은 원래 불공평한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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