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사님, 이 시간에 어쩐 일이세요?"
"새로 구입한 컴퓨터들이 말썽이라면서요?"
"어떻게 아셨어요?"
"김 대리에게 들었습니다"
"한 대도 아니고 여러 대가 동시에 부팅조차 안 되니 미치겠어요. 게다가 부품별로 산거라 이런 경우 각 제조사에 모든 부품들을 보내야 한다는데.... 당장 컴퓨터가 있어야 일을 하는 입장에서...."
"제가 좀 보죠"
"네"
"쿨러 풀었다가 재조립 해보셨어요?"
"아뇨. 김 대리 말로는 cpu는 거의 고장 안 난다기에...."
"제가 다시 달아보죠"
(몇 분 뒤)
"노무사님!!! 부팅이 되요~~~"
"다른 쿨러들도 다시 조립해보죠"
(10여분 뒤)
"이것들도 다 부팅되는데요?"
"다행이네요. 이제 윈도우 설치해서 사용하시면 되겠네요"
"도대체 뭐가 문제였죠?"
"amd 정품쿨러 중에 이처럼 나사로 고정하는 스텔스 쿨러는 너무 나사를 꽉 조이면 보드가 휘어서 부팅 안 되는 경우가 있어요. 특히 보드가 얇을수록 그렇다더군요. 그래서 나사 반 바퀴정도는 남기고 조여 주면 보통은 정상작동 합니다"
"정말 감사해요~~~ 불량이 아니니 제조사에 보내도 부품 문제 아니라고 했을 테고 그럼 진짜 골 아팠을 거예요. 그 동안 일 못해서 기회비용도 장난 아니었을 텐데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말로만요?"
"네? 아, 알겠습니다. 돈 드릴게요. 당연히 그래야죠. 얼마나 드리면 될까요?"
"사장님, 우리사이에 돈은 그렇고 밥이나 사시죠"
"밥 정도로 되시겠어요?
"충분합니다"
"뭐 좋아하세요?"
"메뉴는 대충 사장님이 정하시고 지난달에 입사한 신입사원들도 부르죠. 자문노무사로서 당부할 것도 있으니까요"
"그렇게 해주시겠어요? 정말 정말 감사하네요. 최 이사, 신입사원들에게 오늘 저녁식사 참가하라고 지시하세요"
어제 오후에 모 회사에서 발생한 일.
일 때문에 불러도 어지간하면 안 가고 게으름 부리는 게 내 특성이다.
과거에 컴퓨터로 먹고 산 적이 있기에 컴퓨터도 조금은 알지만 요즘은 컴퓨터 관련 일은 돈을 아무리 많이 줘도 안 한다.
그럼에도 이처럼 해준 이유는 따로 있다.
이 회사에 왕조현과 싱크로율 90프로인 여직원이 입사했다는 소문을 들은 탓이다.
대놓고 이 직원 보러 왔다고 하긴 그래서 고민을 하던 차에 컴퓨터가 문제 있다는 소식이 들리기에 이를 핑계 삼아 방문했다.
다행이 내 지식으로 컴퓨터 문제를 해결했고 여직원도 같이 밥 먹으며 볼 수 있었다.
역시나 아름답다.
왕조현의 재림이라 해도 무방할 정도다.
여기 있기엔 너무 아까운 미인인데....
이 직원이 재직하는 한 이 회사와의 자문 관계는 무조건 이어갈 것이다. 설사 자문비 안 내도 상관없다.
이 직원이 퇴직한다면? 그럼 뭐 냉정한 비즈니스 관계로 돌아가겠지.
이게 인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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