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제가 그 건에 대해 알아보았는데"
"그 인간들이 나만 욕하죠?"
"그게 아니라 병원 사람들이랑 두루 이야기를 해봤는데"
"그 사람들이랑 왜 이야기를 해요? 내 말이 진실이니 내 말만 들으면 되요"
"저야 선생님의 말을 믿죠. 하지만 제3자인 노동위원회 사람들을 납득시키려면 객관적인 증거가 필요하기에"
"제 말이 바로 그 증거입니다. 그러니 병원이랑은 더 이상 접촉 마세요"
"제가 선생님 부하직원도 아닌데 너무 명령조로 말씀하시네요. 선생님의 해고사건을 담당하는 노무사로서 저에겐 객관적인 상황을 파악할 권한이 있습니다. 그러니 저를 믿어 주시면"
"됐어요. 그냥 제 말대로 하세요"
"근데 선생님, 왜 이리 상대 말을 끝까지 안 들으시고 자꾸 끊으세요? 병원사람들도 선생님에 대해 물으니 이거부터 언급하던데요"
모 여의사의 해고사건을 담당하게 되었다.
#중형병원에 고용되었던 페이닥터던데 별다른 이유도 없이 해고되었다며 펄펄 뛴다.
해당 병원에 연락을 하고 관계자들을 만나보니 가장 큰 이유로 상대의 말을 끊는 습관을 언급했다.
한두 번이면 모르겠지만 하루에도 수십 번을 이러며 무엇보다 환자에게도 이러니 클레임이 장난 아니게 많이 들어왔단다.
요즘은 의료시장도 경쟁이 격화되어 환자들의 만족도를 대단히 중시한다.
이런 세태에서 이 의사의 태도는 당근 소속 병원의 수익창출에 대단히 치명적인 악영향을 끼쳤다.
게다가 동료 의료진과의 대화에서도 본인만 옳다는 식의 태도를 보이며 늘 상대의견을 묵살하는 통에 이 의사랑은 죽어도 같이 일 못하겠다는 사람들이 한둘이 아니란다.
원장까지 만나보았는데 여러 번 밥도 사주며 시정을 촉구했지만 워낙 프라이드와 자존심이 강한 탓인지 결코 시정을 안 하기에 어쩔 수 없었다는 반응을 보인다.
이 의사를 그대로 놔두면 단체로 사직하겠다는 동료들의 결의문까지 있었다며 실제로 보여줬다.
이 정도면 그 누가 이 의사를 대리해도 이기기 힘들다.
아무리 의사라도 조직에 소속된 상태라면 조직의 이윤극대화에 일조할 의무가 있건만 본인의 자존심 충족을 위해 이를 현저히 그리고 꾸준하게 침해하는 건 누가 봐도 당연한 해고사유다.
전술한 대화는 이를 알리며 불복절차를 중단하라는 권고를 하기 위한 전화에서 이 의사와 나눈 것인데 역시나 내 말 역시 무지하게 짜르고 들었다.
요즘 출산율이 낮아지며 대다수 부부가 하나만 낳는다.
그러다보니 뭔 행동을 해도 오냐오냐하며 이게 몸에 익은 나머지, 성인이 되어 취직한 후에도 경청이란 단어를 조금도 모르는 인생을 사는 젊은 사람들이 많다.
아무리 능력이 좋아도 이런 사람 반기는 조직은 전무하지 않나?
의대까지 가서 그 어려운 의사시험도 붙을 정도면 수재중의 수재건만 왜 이런 기본을 몰라서 어울리지 않는 불이익을 당하는 건지....
'인간군상,인간관계,대화법'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악의적 반말과 친근한 반말의 구분법 (0) | 2023.02.25 |
---|---|
캣맘과 매독 걸리고도 헌혈하겠다는 자들의 공통점 (0) | 2023.02.22 |
아무리 정의로운 인간도 지 가족이 연루된 부정엔.... (0) | 2023.02.10 |
내가 살인을 해도 날 감싸 줄 사람의 소중함 (0) | 2023.02.08 |
어떤 업무를 하든 적당한 깽판은 필수인 이유 (0) | 2023.02.08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