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 #공공기관 직원이 나를 무진장 애먹였다.
하루 이틀 본 사이도 아니고 이미 3년 넘게 알고 지냈건만 갑질은 기본이고 말도 은근히 놓았다.
당장 급한 서류가 아님에도 아침 7시부터 팩스로 보내라고 닦달하는 모습에 드디어 내 인내심이 바닥을 보인 게 지난 연말이다.
이에 대해 제대로 항의를 하겠다고 하자 그저 코웃음만 쳤다.
가장 내부에 사람들이 많은 날을 골라 직접 해당 기관으로 찾아갔다.
마침 이 직원과 동료 그리고 상사들이 복도에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다짜고짜 다가가서 왜 나에게 그렇게 갑질 하냐고 대놓고 따지고 들었다.
나에겐 했던 짓을 모두 열거하며 도대체 내가 뭘 잘못했기에 이러는지 꼭 답을 들어야겠다고 악다구리를 썼다.
얼굴이 파랗게 질리더니 내 팔을 붙잡고 조용한 방으로 가잔다.
여기서 이야기하자며 거부했고 사람들은 더더욱 모여들었다.
이 일로 인해 나에게 어떤 불이익을 주어도 다 감수할 각오가 되어있으며 남의 눈에서 피눈물 나게 하는 짓 절대 반복하지 말란 말을 남기고 나와 버렸다.
그 후 이 기관 관련해선 전혀 업무를 할 수 없을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기존처럼 일을 진행해보니 대단히 합리적으로 처리가 된다.
애당초 난 무리한 요구를 안 하는 타입이어서인지 90프로 이상 내 뜻대로 결과가 나온다.
문제의 직원뿐만 아니라 다른 직원들도 날 대하는 태도가 엄청 부드러워졌고 절대 함부로 대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나에게 종종 보내곤 한다.
전술한 땡깡을 안 부렸어도 이렇게 변했을까?
누명 쓴 피의자가 검경을 상대하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단다.
난 억울하게 누명 쓴 불쌍한 사람이니 제발 내 말을 들어달란 스탠스와 나 함부로 건드리면 재미없으니 최대한 공정히 처리하라는 스탠스가 그것들이다.
전자에만 치중하면 만만히 보고 실적 쌓는 수단으로만 간주할 수 있기에 후자의 태도 역시 과도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꼭 보여야 한다고 누명에서 벗어났던 유경험자가 이야기 해줬다.
이 말은 한때 누명 쓰고 고생하던 나에게도 엄청난 도움을 줬다.
전술한 문제의 직원이 사실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문제 삼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있었다.
하지만 내 말이 모두 사실이란 걸 입증할 자료가 차고 넘치며 무엇보다 나 같은 피해자가 또 생겨나는 걸 방지하자는 공익적 목적이 분명했기에 난 당당했고 그래선지 아무런 문제도 발생하지 않았다.
너무 순하게만 굴면 만만히 보고 함부로 취급하는 자들이 어디에나 있게 마련이다.
적당히 인상 쓰고 목소리 높여야 합당한 대우 받는다는 주장은 늘 진리일까?
이러지 않아도 자진해서 매너 있게 행동하는 사회는 현실에선 절대 실현 불가능한 건지 진짜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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