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퇴근길에 원래는 시장에 들르려 했다.
전이랑 고기랑 과일을 사서 나도 형식적으로나마 남들처럼 설을 보낼 계획이었다.
그런데 지하철역에 내리는 순간, 만사가 다 귀찮다.
어차피 나 혼자이고 올 사람도 없다는 걸 생각하니 짜증만 난다.
터덜터덜 빈손으로 귀가하여 술병을 꺼냈다.
잘 마시지 못하나 이 기분엔 어쩔 수 없다.
이번 설엔 어디 갈 일도 없다.
요양원에서 친하게 지내던 사람들이 온다고 혹은 오라고 했지만 그냥 다 거부했다.
4일간 계속 술만 먹으면 큰 탈 나려나.
혼자 와서 혼자 살다 혼자 갈 인생이라고 내 팔자를 진단했던 그 박수무당이 생각난다.
그 양반이 내 몸에 넣어준 귀신들을 이번 설에 다시금 부활시키면 나랑 놀아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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