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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사 등 각종 시험

고시 합격자는 불합격자보다 월등히 우수할까?

by 강명주 노무사 2022. 10. 22.

"의견서 봤어?"
"응. 진짜 잘 썼더라. 역시 우수한 성적으로 시험 붙은 자격사다워. 글의 깊이가 있고 무엇보다 힘이 느껴져"
"그 정도야?"
"괜히 합격자를 국가가 우대하는 게 아냐. 어려운 시험 붙은 자는 뭐가 달라도 다르지"
"근데 내가 당신에게 거짓말 하나 했는데...."
“어떤?”
“사실 그 의견서는 자격사가 아니라 사무장이 쓴 거야”

한 판 메이헤런이란 화가가 있었다.

20세기 초중반에 활동한 네델란드 사람인데 늘 평론가들로부터 푸대접을 받았다.

이에 유명 화가들의 가짜 작품을 만들어 널리 유통시킨 후 위작이라고 밝힘으로써, 이를 진짜라고 감정했던 평론가들에게 통렬한 복수를 한다.

고시 합격자는 불합격자와 확연히 다르다는 주장을 펴는 자들이 있다.

지식의 폭과 깊이는 물론 글솜씨부터 차원이 다르다는 것이다.

일부 자격사들은 바쁘거나 귀찮아서 사무장에게 서면 작성을 맡기기도 한다.

이 바닥에 오래 있다 보니 이런 사무장이 쓴 서면을 종종 접할 때가 있다.

그런데 일부는 진짜 자격사가 쓴 것보다 확연히 우수했다.

비록 시험에 합격은 못한 사무장이지만 전술한 지식의 깊이와 폭, 글솜씨 모든 측면에서 월등했다.

이를 절대 인정 안 하고 자격사는 사무장과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는 주장에 집착하는 자가 있기에 이 자에게 사무장이 쓴 의견서를 자격사가 쓴 거라고 속이고 보여주자 전술한 반응을 보이더니 본인도 너무 망신스러운지 그 뒤론 내 전화도 안 받는다.

제도권에 들어간 자들이 일반적으로 우수한 건 맞다.

하지만 모든 평가는 오류를 수반하기에 꼭 들어갈 자가 못 들어가고 들어가면 안 되는 자가 들어가는 경우도 분명히 있지 않을까?

자연과학도 아닌 사회과학에서 조금도 오류를 인정 못하는 제도권 안의 사람들이 나는 무지 무섭고 역겹던데....

ps: 영화 가타카를 보면 이에 대해 느끼는 게 많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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