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선생님은 도박 같은 건 전혀 안 좋아하시나 봐요?"
"아, 그게...."
"학교 선생님이라 그러신 것도 있죠?"
"그걸 100프로 부정하는 건 아니지만 진짜 이유는 따로 있어요"
"그게 뭐죠?"
"이런 말 하기 좀 그런데 노무사님은 이해하실지도 모르겠네요. 선생 되려면 임용시험을 봐야 하는데 우리 땐 이게 정말 어려웠어요. 게다가 1년에 한 번만 보기에 그 해 떨어지면 다시 1년을 또 공부를 해야 했죠. 그래서 이로 인한 스트레스가 장난 아니었는데 합격하던 해 느낀 그 희열은 지금도 못 잊겠어요. 근데 희한한 게 일단 시험을 통해 이 희열을 느끼고 나니 화투 같은 도박이 대단히 하찮게 느껴지더라고요. 어차피 도박은 불확실한 미래에 자신의 운을 거는 데서 느끼는 쾌락이 주된 요소일 텐데 국가고시보다 이 쾌락이 더 큰 게 있을까요? 지난 몇 년간의 고생과 비교하면 억만 금을 한 번에 거는 것도 사실 별거 아니잖아요? 일단 이 생각을 하게 되자 그 뒤론 자연히 사행성 오락은 안 하게 되네요“
출퇴근 시 오가는 길엔 #바다이야기 류의 큰 성인오락실이 있기에 여기 빠져 있는 꾼들을 아침저녁마다 본다.
아까 퇴근길에도 돈을 다 잃은 자들이 우르르 모여 담배를 태우는 것을 봤고 더 짜릿한 뭔가가 있으면 이들은 도박을 안 할 것인가에까지 생각이 미쳤다.
그러다 문득 며칠 전 모 장례식장에서 지인의 친구와 나눈 전술한 대화가 떠올랐다.
이날따라 화투나 포커를 치는 사람들이 아주 많았는데 이 사람은 일절 관심 없어 보였고 마찬가지였던 나와 소주를 마셨다.
이 사람 말고도 국가고시에 붙을 때의 쾌감을 도박은 절대 못 주기에 도박은 시시하다는 말을 하는 국가고시 합격자들을 가끔 본다.
나 역시도 노무사와 행정사 시험 합격을 확인할 때의 그 타들어가는 심정을 반추해 보면 엔간한 액수의 도박은 흥미도 안 생긴다.
바다 이야기 같은 도박장에 늘 모이는 자들에게 이 이야기를 하며 국가고시를 권한다면 맞아 죽을까?
그들에겐 그들의 삶이 있을 터이기에 존중은 하고 싶지만 좀 안타까운 것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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