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0년대식 #충성심을 요즘 직원에게도 요구하는 사람들이 있다.
철저히 계약관계로 노사관계를 파악하고 노동3권의 행사를 당연시하는 서구와 달리 우리나라, 일본 등에서는 '아시아적 가치'라고 하여 가부장적인 관계로 노사관계를 파악하는 견해가 imf 이전까지는 득세했었고 주로 이 향수에 근거해 이런 요구를 하는듯하다.
하지만 그때는 지금과 상황이 완전히 달랐다.
당시에는 엔간한 중소기업에서도 해고에 대해 상당히 신중했고 직원이 사직서를 제출하면 더 좋은 곳으로 가거나 비전이 있어 보이지 않는 한, 어지간하면 만류하곤 했다. 즉 사용자는 어떻게든 정년을 보장해 줘서 직원이 생계를 유지할 수 있게 해주고 근로자는 높은 충성심으로 이에 대해 보답하는 것이 당시 노사관계의 기본적인 트렌드였다.
등록금도 지금처럼 높지 않아서 학자금 대출 탓에 빚쟁이로 전락하는 대학생들이 거의 없었고 집값 역시 지금보다는 많이 낮아서 내 집 마련의 꿈을 완전히 포기하는 사람들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또한 사교육 금지 덕에 사교육비 부담도 거의 없었고 기타 물가도 많이 낮았다.
한 마디로 웬만한 회사 들어가서 열심히 다니면 일반적으로 정년이 보장됐고 언젠가는 내 집도 마련할 수 있었으며 애 낳고도 그럭저럭 살 수 있었으니 충분히 충성할만했다.
반면 지금은 어떤가?
지금 상황이 7~80년대와는 비교도 안되게 근로자가 먹고살기 힘들게 변했다는 점은 누구나 인정할 것이다. 그런데 이런 상황하에서도 누구를 위해 그리고 무엇을 위해 맹목적인 충성을 회사에 바쳐야 하나?
오늘날에는 회사가 하는 것을 봐서 충성할 만한 가치가 있어 보인다면 충성을 하고 그런 기미가 안 보인다면 적당히 다니다가 다른 일자리나 생계수단 알아보는 것이 훨씬 더 현명하지 않을까?
평소 충성을 그토록 강조하며 그에 대한 충분한 보답이 있을 거라는 뉘앙스만 잔뜩 풍겨놓고 여차하면 바로 해고해버리는 오너들을 하도 많이 접하다 보니 7~80년대식 충성심의 가치를 옹호하는 사람들을 보면 그저 웃음만 나온다.
세상 변한 걸 진짜 모르는 걸까? 아니면 알면서도 애써 외면하는 걸까?
ps: 얼마 전 모 대기업이 몇몇 계열사를 다른 기업에 매각했다. 이에 따라 이들 계열사 직원들의 소속은 본인 의사와 전혀 무관하게 바뀌었다. 이 매각결정을 하며 충성심 높은 직원은 어떻게 해서라도 잔류시켰다는 이야기는 들어보지 못했다. 우리나라 최고 소리 듣는 대기업들도 '선택과 집중'이라는 미명하에 직원과의 인연을 가차 없이 끊어버리는데 왜 직원만 맹목적인 충성을 계속해야 하는지 도대체 모르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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