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세요, 양해를 구하셔야죠?"
"아, 방금 전에 다녀간 손님인데 하나만 짧게 물어보려고요"
"이유야 어쨌든 양해부터 구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
"네. 먼저 일 보세요"
"근데 왜 웃습니까?"
"어이가 없어서 웃었는데 내 맘대로 웃지도 못합니까?"
"이게...."
#우체국에 일을 보러 가서 중요한 물건을 등기로 보냈다.
돌아서서 나오는데 내일 비가 온다는 소식이 생각나 이에 대한 문의를 잠깐 하자, 내 다음번 사람이 아주 거칠게 항의를 한다.
자신의 순서를 내가 뺐었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내 딴엔 방금 전에 물건을 보냈기에 이 정도 질문은 해도 될 줄 알았다.
이 우체국을 근 8년을 다니며 이런 식의 질문을 하기도 많이 했고 내 순서에서 다른 사람이 하도록 허용도 많이 했는데 단 한 번도 문제 된 적은 없었다.
그래도 그냥 사과를 했다.
양해를 안구하고 중간에 질문을 한 것과 웃은 것 모두에 대한 사과다.
굳이 사과까지 안 해도 될듯하지만 이 청년의 눈빛이 장난이 아니었다.
몇 달 전 피시방에서 알바생을 칼로 난도질한 청년이나 엊그제 방화 후 노약자를 칼로 찌른 남자의 눈빛과 거의 동일하다.
이 정도로 분개할 일인가?
매사 원칙에 집착하는 사람이라면 그럴 수도 있을듯한데 요즘은 이런 사람보다는 자신의 사회에 대한 분노를 사소한 일을 트집 잡아 표출하는 사람들이 많은듯하다.
이들에겐 해당 사안의 타당성이 중요한 게 아니라 주체 못 할 분노를 어떻게든 표출하고 싶다는 욕구가 중요한 듯하다.
앞으로는 매사에 더욱더 타인의 이익을 침해하지 않도록 노력해야겠다.
칼부림 나서 찔리면 나만 손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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