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난 자문비를 선불로 주시고 사업을 갑자기 접은 뒤, 구도의 길을 걷기 위해 인도로 훌쩍 떠난 모 사장님을 안다.
같이 잘 산던 아내에겐 하루아침에 이혼을 선언하고 생활비를 풍족히 남기고 연락처도 알리지 않고 사라지셨다.
그나마 이 분이 국내에 간혹 연락할 일이 있으면 나를 이용하신다.
말로는 내가 영혼이 맑아서 이런다는데 간단히 말해 독거노인이라 만만해 보이는 탓일 것이다.
얼마 전 인도 고유의 귀한 약초를 조금 보내주셨다. 용도가 뭐냐고 물으니 남자에게 아주 좋은 거라며 웃으신다.
도를 닦는 구도자가 왜 이런 것을 보내느냐고 타박을 하니 도와 무관한 나 같은 독거노인에게 더 없이 유용할 듯하여 보낸다고 한다. 효과가 끝내준단다. 나에 대한 여성들의 호감지수가 100배는 증가할 거라고 장담을 한다.
쓸 상대도 없지만 조금은 복용을 하는 것이 이 분에 대한 최소한의 성의 같다. 지금 끓이고 있는데 향기부터 범상치 않다.
솔직히 기대도 크다.
영화나 만화에서나 보던 그런 꿈같은 일이 나에게도 진짜 발생할 수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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