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청을 방문하여 어떤 근로감독관과 대화를 나누었는데 무지 말이 안 통한다.
이 감독관 입장에선 내가 이상해 보였을 것이고 나로선 이 사람의 상식이 의심스러울 정도였다.
둘다 씩씩대며 입장차만 확인한 채 이야기를 마쳤다.
어차피 한 두번 대화로 끝날 문제는 아니기에 향후 또 다른 매치를 예상하고 힘을 보충코자 근처 중국집을 방문했다.
짜장면을 막 시키는 데 전술한 감독관이 들어온다.
공교롭게 내 맞은 편에 앉았고 나랑 동일하게 짜장면을 주문한다.
우리 둘 다 애써 서로를 외면하고 있는데 내 짜장면과 이 사람 짜장면이 동시에 나왔다.
난 짜장면 먹을 때 늘 김치를 곁들인다.
직원에게 이를 말하자 단 한 번도 날 안 보던 감독관이 갑자기 날 쳐다보더니 같은 말을 한다.
김치가 나왔고 우리 둘은 너무나 자연스럽게 서로를 보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
김치 없인 짜장면 못 먹는 극소수 매니아만이 느낄 수 있는 공감대가 형성된 순간이었다.
전술한 업무가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더라도 이 감독관이 갑자기 좋아졌다.
인간의 인연과 감정처럼 오묘한 게 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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