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망 포르노란 게 있었다.
포르노라고 하니 사시를 뜨고 볼 수 있으나 닛카츠라는 일본의 오랜 역사를 가진 정상적인 영화사가 재정난을 타파하기 위하여 70년대에 만든 에로영화의 별칭일 뿐, 진짜 포르노 같은 성기노출이나 성기삽입은 전혀 없었다.
당시 닛카츠는 자사의 배우와 감독을 고스란히 이용하여 에로영화를 찍으며 다소 특이한 조건을 내세운다.
정해진 분량의 노출신 혹은 베드신만 충족시키면 영화의 내용이나 장르 등 나머지 사항들은 모조리 감독의 재량에 맡긴 것이다.
기존의 열악한 환경에서 만들어지던 에로영화에 비해 로망포르노는 일단 그 수준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했고 형식은 에로지만 꽤나 괜찮은 많은 작품을 남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모 회사 사장이 무진장 신이 났다.
수십 년간 숙원이던 신시장 개척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기존의 먹거리만으론 아무래도 불안해서 아주 오래전부터 추진해왔지만 늘 장벽에 부딪쳐 좌절하곤 했는데 3년 전에 특채로 데려온 전무에게 일임을 하자 거짓말처럼 장벽을 넘고 이젠 자리까지 확고히 했다며 너무 좋아 미치겠단다.
직원을 평가함에 있어 학력 등 이미 제도권이 중시하는 능력의 위력을 어느 정도 중시할 지를 놓고 견해가 갈린다.
제도권의 인정을 받았다면 무슨 일을 하던 보다 잘 할 소지가 크다며 이를 최우선시 하는 자들이 있다.
전술한 로망 포르노가 성공한 주된 이유가 기존의 에로를 만들던 자들과는 차원이 다른 고급인력의 투입이라는 걸 생각하면 이 견해를 지지하고 싶어진다.
하지만 신시장 개척에 성공했다는 전술한 사장은 이 견해에 반대할 것이다.
다수가 명문대 출신인 기존의 임직원들은 신시장 개척에 소극적인 반응을 주로 보이며 별다른 성과를 못 낸 반면 이번에 성공한 전무는 지방대출신이지만 누구보다 진취적이었고 확실한 성과를 냈기 때문이다.
틀을 급격히 깨지 않는 범위 내에서의 변화에는 학력 등 제도권이 중시하는 능력이 좋은 자들이 보다 유리해 보인다.
하지만 혁명에 가까운 변화 혹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과업에는 오히려 이 능력들은 장애요소일지도 모르겠다.
기존 질서와 시스템에 너무 함몰되어 새로운 걸 창조하거나 받아들일 용기조차 없는 자들 중 상당수가 학력 등이 꽤나 좋았었다는 걸 나 역시 여러 번 경험했기에 이런 생각이 드나 보다.
일부러 직원의 일정 비율을 꼭 학력 낮은 자들로 채우고 특히 또라이 소리 들을 정도의 직원들도 불법으로 흐르지만 않는 한 일정 수를 유지하려 하는 모 대기업의 인사철학 또한 같은 맥락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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