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창회에서 반가운 친구, 지겨운 친구, 꺼리는 친구
앞으로 살날이 살아온 날보다 적어지는 나이가 되니 동창회에서 친구들 만날 때도 다양한 감정이 든다.
이를 호불호에 따라 구분하면 다음과 같다.
- 반가운 친구
돈이나 권세 많은 친구가 인기도 짱이라던데 나는 다르다.
변화하는 친구, 가치 있는 일을 하는 친구, 꿈을 가진 친구가 가장 반갑다.
구태의연하게 현실에만 함몰되지 않고 뭐라도 새로운 걸 추구하거나 큰돈 안 되더라도 사회나 타인에게 큰 의의를 가지는 일을 하거나 실현여부와 무관하게 미래를 생각하고 꿈을 키우는 친구를 가장 좋아한다.
이들과는 새우깡에 소주만 마셔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겁다.
- 지겨운 친구
좋게 말하면 안정추구 나쁘게 말하면 발전을 거부하는 친구들이 대표적이다.
주식, 부동산, 여자, 돈, 가정, 코인 등만 이야기하며 조금이라도 다른 가치는 아예 인정조차 안하는 게 보통이다.
사는 게 다 그렇지 라는 말로 합리화를 시도하지만 같은 환경에서도 다르게 사는 사람 적지 않다.
너무 악담을 하는 건지 모르지만 해리포터에 나오는 아즈카반의 간수 디멘터가 이들을 만날 때면 가끔은 떠오른다.
- 꺼리는 친구
돈, 여자, 권세 등을 지나치게 추구하는 친구가 전형이다.
누구에게나 세속적 욕망은 있겠으나 이에 너무 빠지면 자칫 엄청난 짓을 아무렇지도 않게 저지를 수 있기에 두렵기까지 하다.
자신에게 조금이라도 이익이 될 것 같으면 입안의 혀처럼 구는 특징을 지녔고 아주 비싼 곳에서 술을 사겠다는 제의도 종종 하나 늘 거부하곤 한다.
절대 이들은 호의로만 돈 쓰지 않고 나중에 다 내 발목을 잡을 것이기에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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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구분 없이 둥글게 둥글게 지내는 게 최선이라는 이야기도 있지만 악화는 양화를 구축하기에 여차하면 최악인 친구의 유혹에 넘어가 내 인생이 꼬일 수 있다.
그래서 이 좋은 가을밤에 나는 이런 글을 쓰고 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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