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님, 영우(가명)가 저렇게 된 게 누구 탓인지 아세요?"
“누구 탓인데?”
“형님이 잘못 키워서 그런 걸 꼭 내 입으로 말해야 압니까?”
“뭐~~~?”
퇴근하고 쉬고 있는데 지인이 나오라며 연락을 한다.
나가기 귀찮지만 근처에 와있다기에 나갔다.
오래전부터 알던 사이인데 이 사람 아들이 지금 #복역 중이다.
여기까지 찾아온 걸 보니 부탁이 있으리라 예상했는데 역시나 탄원서를 써달란다.
전에도 여러 번 써줬고 그럼에도 재범을 저질렀기에 이제는 못써주겠다고 하니 화를 낸다.
그러다 전술한 말까지 나오게 됐다.
그 아들에 대한 사랑이 정말 극진한데 내가 보기엔 이 사랑이 이 아들을 망쳤다.
아주 오래전에 모 결혼식장에서 처음 이 아들을 보았는데 초딩이던 당시에도 뷔페를 먹기 위해 선 줄에서 앞에 있던 여자애의 머리카락을 잡아당기곤 했다. 당연히 이를 바로 옆에 있던 이 지인이 혼낼 줄 알았는데 애들 장난이라며 그냥 넘기던 것이 인상에 선명하다.
그 후 사회에 나와서까지 여러 번 사고를 쳤지만 번번이 돈으로 막아줬고 특히 술만 먹으면 길가는 여자 몸에 손을 대는 아주 나쁜 습관이 있었는데 2013년까지는 성범죄가 친고죄라 이를 십분 이용(?) 했다.
하지만 정신 못 차리고 계속 같은 짓을 반복했고 상습범으로 판단되어 결국 작년에 교도소에 갔다.
자기 아들로 인해 몸과 마음에 상처 입은 피해자들 걱정은 하지 않고 교도소에서 겪을 고생만 생각하는 걸 보니 정나미가 완전히 떨어졌다.
나에게 잘해준 사람이긴 한데 더 참고 있다간 화병 날 것 같아서 그냥 할 말 다 했더니 화를 내며 나가 버린다.
자신에게 부모가 이렇게까지 해준 걸 나이 먹고 조금이라도 감사히 여길까?
그럴 인성이라면 이렇게 연거푸 잘못을 저지르지 않을 텐데....
내 주위에는 부모의 사랑을 못 받아서 고통스러워하는 애들이나 젊은 사람들이 아주 많다. 이들에게 이 지인이 아들에게 베푸는 사랑의 1/10만이라도 나눠줄 수 있다면 정말 좋을 텐데....
자원의 효율적인 분배가 경제학의 주된 화두라던데 부모의 사랑을 한데 모아서 보다 가치 있는 아이에게 배분할 수는 없으려나.
세상은 너무 불공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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