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대인기피·공황장애 대처법
1. 힘든 건 힘든 거다.
남들도 다 그러니 이겨내라는 말이 때로는 더 할 수 없이 큰 상처를 주기도 한다.
개개인의 특수성이나 당시 상황에 대한 고려 없이 이런 말 함부로 하는 자들은 지옥 가야 마땅하다.
난 내가 가지고 태어난 구순구개열 탓에 어려서부터 우울했고 사람들 만나기가 꺼려졌으며 인간들 많은 곳에 가면 숨쉬기조차 힘들었다.
이에 대해 내가 너무 오버한다거나 무조건 힘을 내라는 자들을 만나면 솔직히 칼로 찔러 죽여 버리고 싶을 정도로 화가 났다.
정 힘들면 좀 쉬어도 좋고 충분히 그럴 권리가 당신에겐 있다.
일정 기간 스스로를 위로하며 하고픈 것만 하는 걸 추천한다.
2. 상당수 사람들도 그렇긴 하다.
바로 앞에서 말한 것과 모순되나 이 말이 아주 틀린 건 아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조차 젊은 시절, 당시 세도가의 집에 들어설 때면 손이 덜덜 떨릴 정도로 긴장을 했었다고 한다.
아무리 잘난 사람도 면밀히 찾아보면 약점이 있고 이를 본인은 인지하고 있기에,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대다수가 우울증이 있다.
다만 이를 어떻게든 억눌러서 휘둘리지 않을 뿐이다.
왜 나만 이렇게 약할까 라는 자책에 괴롭다면 티는 안 내도 다수가 그렇다는 생각이 때로는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개인적으로 강의를 많이 하는데 난생 처음 하던 강의 전날 나는 잠을 하나도 못 잤다.
구순구개열인 내 얼굴을 그 많이 사람들 앞에 드러낼 생각을 하니 그저 죽고만 싶었다.
나중엔 너무 고통스러워서 이런 얼굴로 하는 이 강의는 100프로 망할 테니 끝나자마자 한강 가서 죽자는 결심을 한다.
근데 의외로 강의는 잘 풀려나갔고 누구도 내 얼굴의 흉터를 문제 삼지 않았다.
그 후 나는 지금까지 꽤나 오랜 기간 강의를 통해 먹고 살고 있고 아주 많은 인연까지 만들었다.
내가 잘났다는 게 절대 아니라 막상 싸워보면 의외의 결과도 얼마든지 나올 수 있는 게 인생이란 걸 이야기하고 싶다.
그리고 스스로를 위로하며 현실을 피하기만 하면 상황은 더욱 나빠질 가능성이 높다.
적당히 쉬었으면 강제로라도 나가서 어울려야 맷집이 늘어나서 우울증도 좋아진다.
3. 의사 많이 만나고 약물은 가능한 피하기
정신과의 도움도 때로는 유용하다.
정신분열(조현병) 같은 심각한 정신질환뿐만 아니라 가벼운 신경증이나 우울증 완화에도 정신과는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다만, 특히 정신과는 의사의 판단과 역량이 그 어느 과보다 중요하므로 제발 한 곳만 가지 말기 바란다.
요즘은 정신과 진료도 대부분은 보험처리가 되어 저렴하니 두루 여러 의사 만나보고 나랑 궁합이 맞는 의사와 연을 맺는 걸 강력 추천한다.
그렇다고 무조건 내편을 들어주는 등 듣고픈 말만 해주는 의사를 고르라는 게 아니다.
쓴소리로 서슴지 않지만 인간에 대한 애정을 기본적으로 가진 상태에서 인격적으로도 깊이가 있는 자를 추천한다.
공부만 잘해서 정신과 의사 된 자는 절대 비추이며 이런 자는 어느 정도 대화를 해보면 금방 알 수 있다.
마지막으로 약물은 신중에 신중을 기하기 바란다.
중독되지 않으니 문제없다는 말이 인터넷엔 횡횡하나 이론과 현실은 다를 수 있다.
박카스나 콜라도 자주 먹으면 중독될 수 있으며 플라시보 효과나 정신적 안정이란 측면에서 우울증 약도 충분히 이럴 수 있다.
우울증은 정신분열과는 달리 약이 필수가 아니다.
상담을 통해서도 얼마든지 좋아질 수 있으니 괜찮은 의사와의 주기적인 상담치료를 통해 스스로 이겨내는 방법을 나는 추천하며 별다른 상담 없이 무조건 약부터 권하는 의사는 절대 피하야 한다.
내가 만나본 의사 중에도 상담치료 귀찮은지 약물만 자꾸 권하는 자들이 있었고 이들과는 바로 연을 끊어 버렸으며 약은 먹은 적이 없고 정신과 의사들이 쓴 책이 나에겐 가장 큰 도움이 되었다.
물론 케이스 바이 케이스이니 우울증에도 약이 필수일 수 있고 이런 경우에는 당근 먹어야 하겠지만 그 전에 꼭 여러 의사 만나서 다른 견해는 없는지 확인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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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누라랑 이혼하고 애들마저 잘 못 보는 상황에서 해고까지 당한 지인이 새벽에도 전화를 해서 우울함을 무진장 호소하기에 전술한 이야기를 해줬다.
난 의료인은 아니지만 평생을 마음의 병 때문에도 힘들어 했기에 몇 자 끄적인다.
이 글이 힘든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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