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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직원,사장,업무수행,조직

무궁무진한 복수의 방법 (무서운 조직생활)

by 강명주 노무사 2021. 6. 25.

"홍길동 씨(가명), 당신은 도대체 뭐하고 있었어?"​

"제가 성춘향 씨(가명) 보호자입니까? 왜 저를 걸고넘어지십니까?"​

"옆에 있었잖아!!!"​

"그렇다고 제가 성춘향 씨를 계속 보호해야 합니까?"​

"아, 진짜. 그건 그렇다 치고 때리는 건 봤지?"​

"아뇨"​

"바로 옆에서 어떻게 그걸 못 봐?"​

"딴 생각하고 있었고 정신 차려 보니 이미 다 끝났던데요"​

홍길동(가명)이란 남자직원과 성춘향(가명)이란 여자직원이 동시에 같은 회사에 입사한다.​

전자는 사람은 좋으나 스펙이나 능력은 좀 아니고 후자는 대단히 깐깐하나 역량, 경력은 탁월하다.​

회사 입장에선 당장의 성과가 중요하기에 성춘향 씨는 중용한 반면 홍길동 씨에겐 잡무만 시킨다.​

그래도 홍길동 씨는 웃음을 잃지 않았고 성춘향 씨에게도 동기로서 친하게 지내자는 메시지를 종종 보낸다.​

성춘향 씨 눈에는 홍길동 씨가 너무 아니었나보다.​

거의 경멸에 가까운 반응을 보이며 업무 이외에는 말도 붙이지 말라는 강한 경고까지 보냈단다.​

사귀자는 것도 아니고 동기로서 기본적인 유대감만 쌓자던 홍길동 씨의 기분이 어땠을까?​

그러다 둘이 같이 협력업체에 외근을 나가게 되었고 어느 회사사람이 계약의 연장이 왜 불가한지를 설명하는 성춘향 씨를 폭행한다.​

낮술도 한잔한 상태에서 가뜩이나 돈벌이도 시원찮은데 젊은 여자가 깡깡거리는 게 영 짜증나서 이랬다던데.​

이유야 어쨌든 성춘향 씨의 소속회사는 발칵 뒤집혔고 관련 조사를 하다가 전술한 대화를 홍길동 씨와 나눈 경영진이 나에게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전해주며 홍길동 씨에 대한 징계 가능성을 묻는다.​

홍길동 씨가 본 것을 못 보았다고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증거가 없고 성춘향 씨에 대한 보호의무도 없기에 징계는 아닌 것 같다는 답을 하긴 했지만 궁금증은 여전하다. ​

만약 성춘향 씨가 다소라도 인격적 대우를 해줬어도 이런 태도를 홍길동 씨는 보였을까?​

딱 한 번 홍길동 씨를 나도 보았지만 최소한 이런 문제에선 충분히 도움을 줄만한 사람 같았는데.​

보호는 그렇다 치고 증인역할이라도 충실해 해줬다면 충격으로 병원에 입원까지 한 성춘향 씨에게 큰 도움이 되련만 cctv도 없는 방에 3명만 있던 상태에서 홍길동 씨가 본 게 없다고 하니 형사고소건도 뜻대로 진행되고 있지 않다.​

가해자는 피해자 진술이 주된 증거라는 걸 알자 능구렁이처럼 자신도 맞았다며 진단서 끊고 맞고소까지 했다던데.​

홍길동 씨는 진짜 못 보았을까?​

이에 대한 진실은 하늘만이 알겠지만 복수의 방법은 참 무궁무진하다는 생각이 갑자기 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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