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관계(결혼,불륜,동성애)

순면의 감촉과 가짜 사랑

강명주 노무사 2023. 6. 16. 16:07

순면의 감촉과 가짜 사랑:

#결혼식 준비로 인해 회사 일을 등한히 하는 직원들을 노무사로서 종종 접한다.

이런 경우까지 징계하려는 사장은 극히 드물지만 사내질서유지 차원에서 약간의 훈계는 하는 게 보통이다.

그런데 이렇게까지 유난을 떨며 결혼을 했으면 누구보다 잘 살아야 하거늘, 이상하게 금방 헤어지거나 죽어도 같이 못 살겠다는 말이 흔하게들 나온다.

반대로 "저 직원 결혼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고 조용히 결혼식 준비한 커플들은 대단히 잘 살곤 한다.

​진짜 사랑과 가짜 사랑을 구분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결혼식을 목적과 수단 중 무엇으로 보는지 확인하는 것이란 견해가 있다.


​진짜 사랑은 결혼식을 오래오래 같이 행복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고 보기에 그닥 여기 목숨 안 걸고 약소해도 괜찮다고 여기나, 가짜 사랑은 결혼식 자체를 통한 과시를 중시하기에 무리를 해서라도 결혼식 준비를 하고 결혼식 이후의 생활에 대해서는 그닥 고민하지 않았기에 여차하면 헤어진다는 것이다.

​난 여름이면 반바지에 나시티 그리고 팬티 이렇게 세 개만 입고 지내는 경우가 잦다.

​집에선 보통 이러고 살고 동네 다닐 때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나만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순면으로 만든 반바지나 나시티와 그렇지 않은 소재로 만든 그것들은 감촉 면에서 무지 많은 차이가 느껴진다.

​아무리 좋은 섬유들이 많이 개발되었다고 해도 나에겐 순면이 가장 시원하고 포근하다.

​면에 이것저것 합성섬유를 섞은 뒤 순면보다 더 우수하다고 자랑하는 옷들도 입어 보았지만 순면을 능가하는 건 단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다.

​사랑 사랑 지겨울만치 많이들 떠들지만 진짜 사랑은 절대 가짜 사랑이 대신할 수 없다.

​아무리 진짜인 양 티를 내도 순면을 합성섬유가 못 따라오듯 그 차이를 아는 자는 반드시 알아챈다.

​난 이런저런 이유로 결혼을 못 해보았지만 그래선지 진짜 사랑의 정체에 대한 고민은 누구보다 많이 해 봤다.

​서로가 서로를 아끼고 원하며 같이만 있을 수 있다면 뭐라도 포기하려는 마음 자세가 진짜 사랑의 핵심 아닐까.

이에 대한 반론도 물론 있겠지만 전술한 대로 결혼식 자체보다 그 후의 삶을 중시하는 커플이 훨씬 더 잘 산다는 사실이 그 증거 같다.

​결혼 한 번 못 해보고 죽을 팔자이기에 난 죽는 그날까지 순면만 입을 거라고 말한다면 이해할 사람 없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