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인사팀 임직원 VS 개업 노무사
모 #대기업 인사부서 소속 임원이었던 사람이 퇴사 후 작은 회사의 인사 관련 업무를 하게 되었다.
입사를 한 건 아니고 프리랜서로서 관련 서류를 만들어 주는 등 일시적으로 해준 것이다.
약속한 서비스를 모두 제공하고 난 뒤, 대가를 요구했다.
그러자 회사 왈, 당신은 자격증 없이 인사노무업무를 했기에 노무사법 내지는 변호사법을 위반했고 여차하면 신고할 테니 대가 운운하지 말로 사라지란다.
틀린 말은 아니기에 이 임원은 지난 몇 달간의 수고에 대해 1원 한 장 못 받고 쭈그러졌다.
이런 경우를 종종 본다.
큰 회사 인사팀에서 오래 일하다 보면 노동법 등에 익숙하게 되고 그걸 이용하여 퇴사 후 밥벌이를 하다가 철퇴를 맞는 경우가 현실에서 적지 않다.
우리나라 검찰과 법원은 자격사의 기득권 보호에 있어 대단히 열정적(?)이다.
너무 한다고 볼 수도 있지만 이를 소홀히 할 경우, 피땀 흘려가며 자격증 딴 사람들의 노력이 허사가 되기에 어쩔 수 없는 측면도 분명히 존재한다.
일부 대기업 인사팀의 현직 임직원은 노무사를 우습게보기도 한다.
자신들도 관련 지식이 많은 상태에서 파워는 어지간한 개업 노무사를 능가하는 것 같기에 이러나 보다.
하지만 특정 회사 인사관리만 하며 익히는 인사노무지식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고 무엇보다 인사팀 임직원의 파워는 그 개개인이 원천이 아니라 대기업이란 네임밸류와 해당 기업의 다양한 서포트에 근거하기에 퇴사 후엔 너무도 허망하게 사라지곤 한다.
재직 중 누리던 것들을 퇴사 후에도 당연하다는 듯 요구하다가 바보 취급까지 받는 자들을 볼 때면 나는 무지 슬프다.
이들의 스펙만 보면 절대 이런 멍충이 짓을 할 것 같지 않지만 너무 오랜 기간의 온실생활이 가져온 부작용이라고나 할까.
반대로 아무리 작은 사무실이라도 개업하여 자리 잡은 자격사들은 다들 시베리아에서도 살아남을 독고다이의 각오와 노력으로 그 위치까지 간 것이기에 절대 만만히 볼 대상이 아니다.
죽을 때까지 회사의 보호막 속에 살 수 있다면 개업 자격사들 적당히 우롱하며 지내도 괜찮다.
하지만 그게 아니라면 퇴사 후 급변할 환경을 생각해서도 다소는 태도를 바꾸는 게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