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사건(변호사선임등대처법)

이은해의 계곡살인사건과 유사했던 내 경험

강명주 노무사 2022. 10. 27. 16:11

대학 때 일이다.

#동아리 사람들과 함께 동해안으로 mt를 갔다.

학교 측이 제공해준 숙소에서 잘 놀고 돌아오는 길에 설악산 대청봉에도 올랐다.

내려오다 보니 어떤 계곡이 하도 맑기에 잠시 여기서 쉬었다.

이 계곡 중앙에는 작은 섬이 있었는데 남학생들은 다들 수영을 하여 이 섬으로 건너갔다.

여학생들은 그냥 계곡 가장자리에 앉아 있었고 이들과 함께 있던 나를 누군가가 놀리기 시작했다.

악의 없이 장난이었겠지만 남자가 수영도 못하느냐는 내용이었던 것 같다.

전술한 섬까지는 4~5미터만 수영을 하면 됐다.

수영을 못했지만 이 정도는 대충 어떻게 될 것 같았다.

그래도 겁이 나서 망설이던 나는 여학생들마저 슬슬 이 놀림에 동참하자 과감히 물속으로 뛰어든다.

계획대로라면 저절로 몸이 떠오르고 팔을 휘저으며 앞으로 나아가야 했다.

그러나 내 생각과는 정반대로 몸은 물속으로 자꾸 빨려 들어갔고 다리가 안 닿을 정도로 깊다는 걸 안 순간 공포감에 경련까지 일기 시작했다.

한 자리에서 계속 나는 허우적댔고 문제가 심각하다는 걸 감지한 선배 한 명이 용감하게 뛰어들어 나를 건져주었다.

이날 이 선배가 없었다면 내 인생은 바로 이 순간에 디 엔드를 맞이했을 것이다.

아주 오랫동안 잊고 있던 이 일이 이은해의 계곡살인사건에 대한 오늘자 판결을 보고 떠올랐다.

혹자는 그런 식의 살인이 가능하냐고 의문을 제기하던데 내 경험에 비추어 봐도 충분히 가능할 것 같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