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인 척하면 큰돈 벌 거라는 제안이 들어왔다
얼마 전, 새로운 강의 두 개를 #런칭 했다.
하나는 리더십에 관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합법적 퇴출에 관한 것인데 역사적 고증과 노동법적 이슈를 가미해서인지 그럭저럭 반응이 괜찮다.
두 강의를 각각 다른 두 협회에서 시작했는데 그중 한 곳의 관계자와 아까 오전에 등산을 같이 했다. 이 분도 나처럼 등산을 즐기며 가까운 동네에 살기에 동네 산에 올랐다.
지난밤 무더위에 잠을 설치는 통에 아침에 늦잠을 잤고 그래서 면도를 못하고 약속 장소에 도착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중간 쉬는 지점까지 갔는데 느닷없이 수염이 많이 나는 체질이냐고 묻는다. 면도 못한 게 마음에 걸려서 양해를 구하며 원래부터 아주 많이 난다는 말도 했다.
갑자기 개량한복과 하얀 고무신을 사라고 강력히 권유한다.
왜 그러냐고 물으니 수염을 왕창 기른 채 고무신을 신고 개량한복을 입으면 진보의 전형으로 보일 것이며 이 상태에서 노동법 운운하면 무척이나 잘 먹힐 거라는 말을 한다.
너무 속 보이지 않겠느냐고 반문하니 어차피 요즘 진보 중 진짜 진보가 몇이나 되냐며 시류에 맞춰 사는 것도 지혜라고 한다,
<노무현 대통령을 존경하는 진보의 기수, 강명주 노무사가 제안하는 노와 사의 상생법>
이런 주제로 강의하면서 중간중간 김대중과 노무현을 떠받들고 자한당과 이명박근혜를 디스 하는 멘트도 하라고 알려준다. 그러면서 적당히 노동법과 인사노무 이야기하면 아주 잘 먹힐 거라 자신을 한다.
나는 타고난 보수라고 하자 돈벌이를 위해 잠시 다른 옷을 입는다고 생각하란다.
그렇게까지 돈 벌기 싫다고 하자 수염이 많은 그 체질이 너무 아깝다면 끝끝내 아쉬워한다.
세상은 넓고 신기한 아이디어는 무궁무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