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군상,인간관계,대화법
무전취식꾼의 식사비를 내가 대신 내준 이유
강명주 노무사
2022. 7. 31. 00:43
저녁을 먹으러 순댓국집에 갔다.
오늘은 #내장탕을 시켜서 먹고 있는데 옆 테이블이 시끄럽다.
어떤 남자가 순댓국과 소주를 먹고는 돈이 없다며 배짱을 튕긴 탓이다.
경찰을 부르려 하기에 내가 대신 낼 테니 그냥 보내주라고 했다.
이런 사람은 단단히 버릇을 고쳐야 한다며 사장이 길길이 뛰기에 돈만 받으면 그만이지 뭐 그리 죽을 죄나며 나도 모르게 고함을 질렀다.
결국 내 카드로 결제했고 문제의 남자는 소나기를 맞으며 사라졌다.
부끄럽지만 백수 시절 나도 이런 적이 있다.
너무 배가 고픈데 돈은 없기에 일단 배를 채우고 설거지라도 해서 갚을 요량으로 식당에 갔다.
다 먹고 사정을 말하니 사장이 무진장 나를 한심스럽게 바라보며 갖은 욕을 해댔다.
당시 나는 정상적인 사회활동이 힘들 정도로 몸이 안 좋았고 가족들과도 연이 다 끊긴 상태였기에 이런 취급을 당하니 주방의 식칼을 가져다가 다 죽여 버리고 나도 죽어야겠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그때 구석에 있던 어떤 노인이 내 식사비를 대신 내줬고 나중에라도 꼭 갚겠다는 나에게 언젠가 비슷한 상황에 처한 사람을 보면 대신 내주라고 했다.
그때 그 노인이 아니었다면 나는 어떤 행동을 했고 지금 어떻게 살고 있으려나.
돌고 도는 물레방아 인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