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로운 아이들
사랑은 없다는 걸 깨닫게 된 계기
강명주 노무사
2022. 7. 19. 03:47
초등학교도 들어가기 전의 일이다.
아주 추운 겨울이었는데 동네 버려진 집의 담벼락을 우연히 만져보니 꽤 따뜻했다.
하루 종일 태양빛에 노출된 덕 같은데 나를 키워주던 사람들에게 이 온기를 어떻게든 전해 주고 싶다는 문득 생각이 들었다.
어린 나이였지만 가난 탓에 제대로 난방을 못하는 사정 정도는 알고 있었기에 이 온기를 꼭 가져가고 싶었다.
궁리에 궁리를 하다 가장 따뜻한 벽돌 몇 개를 가슴에 안고 옮기기 시작했다.
무게 탓에 고생을 많이 했지만 그래도 결국 목적을 이루는데 성공한다.
하지만 오는 동안에 온기는 다 사라졌고 쓸데없는 벽돌이나 가져왔다면 그들은 날 또 때리기 시작했다.
이유를 설명하려 했지만 말할 기회도 안 주어졌다.
난 그날 깨달았다.
세상엔 사랑이 없다는 걸.
이를 의식의 차원에서 인정하고 받아들인 건 꽤 오랜 시간이 지난 뒤지만 무의식 차원에서는 바로 이 순간 인식한 듯하다.
나 같은 태생의 사람이 반드시 알아야 할 사안을 가급적 빨리 인지하게 해준 신에게 감사해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