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어의 유혹 탓에 불륜녀의 임금체불 사건을 맡는다면?
"강 노무사, 어떻게 안 될까?"
"아니 내가 거길 왜 가?"
"왜 가긴? 임금이 체불된 근로자의 합법적인 대리인으로 가는 거지"
"근데 그 근로자가 당신의 세컨드라는 게 문제잖아?"
"그건 부수적인 거야. 아주 착한 애야. 사장이 악질이더라고. 그러니 당신 같은 정의의 노무사가 악당을 무찌르고 임금을 받아줘야지"
"웃기고 있네. 착하긴 개뿔. 당신에게 이것저것 사달라는 거 보니 여우가 따로 없더만“
“본성은 천사야. 꼭 좀 부탁해”
“요즘 노동청 감독관들이 무지 친절해. 게다가 체불임금도 얼마 안 되고 계산도 복잡할 게 없으니 노무사 필요 없어”
“그래도 사장 측에선 노무사 데려오면 어쩌지?”
“그 노무사가 당신 세컨드 잡아먹나? 감독관이 알아서 공정히 처리해 줄 거야”
“아냐. 당신도 누명 써봐서 잘 알잖아. 막상 관에 들어가면 일이 어떻게 전개될지 아무도 장담 못 해. 그 어린게 어떤 봉변당할지 모르니 꼭 좀 부탁해”
“나 말고 다른 노무사 사라”
“안 돼. 당신은 나랑 그 애 관계를 잘 알기에 내가 이것저것 부탁 할 수도 있지만 다른 노무사들에겐 그러지 못 하잖아”
“제수씨가 이거 알면 난 죽어. 당신이 제수씨 몰래 그 어린애랑 놀아나는데 내가 일조했다며 펄펄 뛸 게 분명해”
“안 걸려, 걱정 마”
“그래도 안 돼. 절대 안 돼”
“이 부탁만 들어주면 한 달간 매일 저녁마다 장어를 사줄 수 있는데”
“장어? 바다장어 말하는 거야?”
“에이, 난 민물만 먹어. 바다는 영 아니어서 안 먹느니만 못해”
“진짜야?”
“그럼. 계약서 쓰라면 쓴다”
“어느 노동청이라 했지?”
내가 이러려고 노무사 된 게 아닌데.
노무사회나 노동부가 이를 알면 날 징계하려나.
그나저나 #민물장어는 진짜 맛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