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타고난 기형 탓인지 나만 빼고 선자리를 주선하네
"형, 다음 달에 결혼하신다면서요? 정말 축하드려요"
"어, 너도 소식 들었냐? 전화하려 했는데.... 이게 다 네가 소개해 준 그분 덕이야"
"그 사장님 덕이라고요?"
"응. 그 양반이 발이 무지 넓더라고. 근데 내가 혼자 산다는 걸 듣더니 조만간 좋은 소식 있을 거라며 기다리라기에 그냥 그러려니 했는데 정말 연락이 왔어. 일단 만나보라기에 만났고 괜찮아서 사귀다가 결혼하게 된 거야"
혼자만의 힘으로 아주 크게 성공한 사장님을 안다.
업무상 알게 되었는데 회사도 크고 돈도 많다.
이 분 부탁으로 일을 해드리다가 다른 일과 일정이 겹치는 탓에 전술한 형뻘인 노무사를 소개해 줬다.
이 형도 독신인데 나보다 나이가 꽤 많다. 그럼에도 이 사장이 소개해 줘서 결혼을 하나 본데 이야기를 들어보니 이 사장은 괜찮은 독신들을 아무런 대가 없이 많이들 연결시켜 준단다.
거래처 직원들도 이렇게 많이 결혼시켜 줬고 자문 회계사도 이 분 덕에 솔로 탈출을 했다.
근데 기분이 이상하다.
나도 솔로임을 익히 잘 알 텐데 왜 나에겐 일절 이야기가 없을까?
이미 몇 년 전에 이미 내가 법적인 총각임을 밝혔고 그동안 다른 사람들 수십 명 연결시켜주면서도 나에겐 전혀 운도 안 띄운다.
물론 이런 걸 요구할 권리가 나에게 없음은 너무 잘 안다.
하지만 알게 된 지 몇 달 안 된 전술한 형도 #중매 서주는 걸 보니 참....
결국 나의 타고난 기형 탓일까? 내 서비스에는 무진장 만족해했고 별다른 트러블도 없었는데....
이런 거까지 따지고 들면 참 치사하다는 걸 잘 알지만 이 형보다 내가 키도 크고 학벌도 좋은데....
법이 금지하는 차별은 합리적 이유 없이 달리 대우하는 건데 내 기형은 합리적 이유에 해당하겠지?
그리고 사인私人인 이 사장이 누굴 중매시켜줄지는 본인 자유이기에 차별 운운하는 게 가당치 않겠지?
이런 걸 모두 잘 알지만 그래도 기분이....
심지어 전과자도 중매시켜 준다는데 나는 전과자보다도 못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