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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채꾼 우시지마>: 내 인생을 바꾼 만화책
강명주 노무사
2022. 6. 3. 02:14
<사채꾼 우시지마>
어떤 #사채업자와 그에게서 돈을 빌린 인간군상을 다룬 일본 만화책.
사채와 관련된 도박, 매춘, 강도, 납치, 강간, 살인, 가족 간 의절 등 막장인생들의 이야기가 더없이 리얼하게 펼쳐진다.
당연히 청소년들은 봐서는 안되며 심성이 약하거나 고운 성인에게도 결코 추천하고 싶지 않다.
그런데 개인적으로 난 이 만화책 작가에게 큰 빚을 졌다. 작가는 당연히 나를 모르겠지만 죽는 날까지 나는 이 작품을 잊을 수 없다.
몇 년간 내 인생을 완전히 포기하고 지낸 적이 있다. 아주 가끔 편의점 알바나 노가다를 해서 겨우 입에 풀칠이나 하며 노숙도 종종 하던 시절이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만화가게에서 이 만화책을 골랐고 몇 권 채 보지도 않은 상태에서 난 만화가게를 뛰쳐나왔다. 이렇게 살다가는 몇 년 안에 나 자신이 이 만화의 주인공들처럼 비참해질 거라는 생각에 온몸은 땀으로 젖었고 머릿속은 계속 웅웅거렸다. 그래서 친구들에게 아쉬운 모습 처음으로 보이며 얼마간 돈을 빌린 뒤 노무사 공부를 시작했고 결국 어느 정도는 내 삶을 정상궤도에 접근시키는데 성공했다.
그날 다른 만화책을 골랐다면 지금의 나는 어떤 모습일까? 상상만 해도 아찔하다.
평소 잔인한 일본만화를 즐겨 보던 내 취향이 내 인생을 그래도 긍정적으로 변화시켰다는 사실이 참 아이러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