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를 통해 알아본 인사관리의 중요함
삼국지를 통해 알아본 인사관리의 중요함.
1. 제갈량과 마속
제갈량의 위대함은 누구나 인정하는 바이나 그가 그토록 갈망했던 위나라 침공(북벌)은 인사관리의 실패 탓에 허무하게 실패로 막을 내리고 만다.
가장 기세등등하고 성공의 가능성이 높았던 제1차 북벌에서 그는 최고로 중요한 지역인 가정의 방어책임자로 마속을 내세운다.
하지만 마속은 부하장수들의 반대에도 산위에 진을 쳤다가 식수 부족으로 대패하고 도주까지 한다.
읍참마속泣斬馬謖이란 그 유명한 고사가 이때 나온 것인데 제갈량이 마속의 목을 벤 것을 대단한 일이라도 한 양 칭송하는 자들이 많으나 엄밀히 말해 사람을 잘못 등용하여 대업을 그르쳤다는 본인의 큰 과오에 대한 자책의 성격이 강하기에 이런 시각은 전혀 타당하지 않다.
이 마속의 잘못과 이로 인한 1차 북벌의 실패는 위나라 침공이란 제갈량의 큰 꿈을 김빠진 콜라로 만들어 버렸다.
그렇지 않아도 촉나라 내부에 북벌을 탐탁지 않게 보는 자들이 많은 와중에 다수의 반대를 무릅쓰고 마속이란 신참을 요직에 앉혔다가 완전히 말아먹고 말았으니 그 후 제갈량의 입지와 권위가 얼마나 실추되었을지는 쉽게 상상 가능할 것이다.
마속을 대단하게 여기지 않고 너무 큰일은 맡기지 말아야 한다고 보았던 유비의 견해까지 고려해 볼 때, 자신의 눈은 누구보다 정확하니 토 달지 말라던 제갈량의 오만함에 대한 하늘의 징벌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여튼 이 1차 북벌의 실패 이후에도 제갈량이 죽을 때까지 계속되었던 북벌은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고 결국 그로 인해 국력이 쇠한 촉나라가 위나라의 반격에 더 없이 허무하게 망해버렸다는 역사적 사실을 봐도 마속을 가정의 책임자로 앉힌 제갈량의 판단미스는 두고두고 가슴을 쓰리게 한다.
2. 조조와 사마의
삼국지 최고의 스타는 누가 뭐래도 조조다.
가장 강성했던 원소, 원술을 연파하여 이름을 떨치고 지금으로 치자면 서울 강남에 해당하는 하북 지역을 평정한 그가 없었다면 삼국지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인재를 보는 눈도 정확하여 수많은 무장, 문인, 책사를 주위에 즐비하게 쌓아뒀던 그지만 사마의라는 희대의 인물이 지닌 검은 속을 파악 못했다가, 그 고생해서 세운 위나라 전체를 사마의 3부자에게 송두리째 바치는 결과는 낳고 만다.
일설에 의하면 사마의를 처음 보고 조조는 이리의 상이라며 경계를 했다지만 사마의가 가죽 키우는 허드레 일마저 열심히 하자 의심의 고삐를 늦췄고 수십 년 동안 조용히 몸을 낮추고 지냈던 사마의는 조조 사후 결국 권력의 전면에 나서서 조씨 일가가 이룬 모든 것을 빼앗아 버린다.
별다른 이유 없이 사람을 죽일 정도로 잔인했던 조조지만 사마의는 살려두는 우를 범한 걸 보면 정말 사람 보는 눈이 정확했나 절로 의문이 든다.
3. 손권과 이궁의 변
오나라 황제 손권은 조조나 유비에 비해 인지도는 다소 떨어지나 실리에서는 절대 뒤지지 않았다.
풍요한 강남에 자리 잡은 덕에 경제가 대단히 융성한 상태에서, 관우를 격파하여 숙원이던 형주 정복에 성공한 뒤 이릉대전에서 그토록 이름 높던 유비와 촉나라군을 일거에 화공으로 날려버릴 정도였으니 이때의 기세는 이대로 손권이 삼국을 통일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게 할 정도였다.
하지만 그는 멀쩡한 태자를 다른 아들로 교체하려는 분위기를 보였고 이로 인해 태자와 다른 아들 이렇게 두 아들을 각각 지지하는 세력으로 조정이 양분되었으며 이들 간 피 터지는 암투 탓에 국력이 쇠하여 사마씨가 위나라를 멸망시키고 새로이 세운 서진이 침공해 왔을 때 제대로 된 저항 한 번 못 한 채 망해버리고 만다.
본래 태자에게 치명적인 하자가 없었다는 점에서 손권이 태자자리를 놓고 괜한 변덕만 안 부렸다면 오나라가 과연 이토록 허무하게 사라졌을지 참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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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의 규모가 작을 때는 대빵이 모든 걸 일일이 챙길 수 있기에 지식, 기술 등 테크니컬한 점들이 중시된다.
하지만 일정 규모 이상이 되면 최고책임자가 모든 걸 파악할 수 없기에 누굴 요직에 앉힐 것인가가 이 조직의 운명을 결정하게 된다.
“인사가 만사다”라는 말은 다소의 과장이 있긴 하나 아예 틀린 말 같진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