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까 오전에 #자문사에 들렀는데 사장님이 롤케익을 한 상자 주셨다.
거래처 아는 분이 빵집을 한다며 시험 삼아 드셔보시라고 많이 가져왔다고 한다.
사무실로 돌아오는 길에 근처 벤치에서 혹시나 하고 열어보니 꽤 먹음직스럽다.
동봉된 칼로 바로 한 조각 잘라서 먹으니 맛도 좋다.
근데 내 바로 옆자리에는 학생으로 보이는 소녀들이 앉아 있었고 맞은편에는 엄마를 따라온 꼬맹이들이 있었는데 이들 모두가 나만 본다.
지나가는 말로 소녀들에게 먹어 볼 거냐고 물으니 다들 좋다고 한다.
겸양의 미덕이 과거처럼 중시되지 않는 세태임을 간과한 나의 잘못이 크다.
가슴 속 살을 베어내는 기분으로 큼지막이 썰어서 한 조각씩 주었다.
맞은 편 꼬맹이가 이런 나를 노려본다.
너도 먹고 싶으냐고 물으니 당장 예라고 답한다.
그 엄마가 괜찮다며 말려주길 바랬지만 아무 말도 안 하고 있다.
결국 이 엄마와 꼬맹이 세 명에게도 잘라주었다.
나 같은 스크루지의 인생에서 절대 잊을 수 없는 과오를 저지른 날이다.
사무실로 들어오는데 빵 상자가 너무 가볍게 느껴진다.
오늘의 슬픔은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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