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대전 종료 후, 유럽과 미국에선 전쟁 관련 경험담이 무수히 많이 출판된다.
특히 <안네의 일기> 등 나치에게 핍박받던 유태인의 수기가 대거 세상에 나와 사람들을 충격과 슬픔에 빠뜨린다.
그런데 의외로 빨리 이 반응은 사라진다.
계속 출간은 되었지만 마치 그런 일이 없었던 양 모른 채 하는 태도가 세상의 주류가 된 것이다.
이에 대해 다양한 해석이 있지만 진짜라고 받아들이기에 너무 아픈 이야기는 사람의 마음에 지나친 고통을 주기에 자동적으로 등을 돌리는 게 자연적이라는 견해가 통설이란다.
모든 걸 이해해줄 테니 맘껏 이야기 하라는 사람들이 있다.
그 어떤 아픔도 자신은 공감해줄 수 있다며 호언장담을 한다.
하지만 이들 중 상당수는 자신의 예상을 뛰어넘는 이야기가 나오면 바로 잠수를 타버리거나 연을 아예 끊는다.
이들의 이런 언행불일치로 인해 한때는 대단히 화가 났지만 이젠 그냥 그러려니 한다.
전술한 대로 세상은 정도를 넘어선 아픔에는 등을 돌리는 게 보통이기에.
아예 요즘은 이런 자들의 호언장담 자체를 믿지 않는다.
물론 좋은 뜻으로 말을 꺼냈겠지만 세상에는 어지간한 멘탈로는 받아들이기 힘든 현실도 아주 많다는 걸 이들이 미리 좀 고려해준다면 애꿎은 피해를 막는다는 차원에서도 좋지 않을까?
떠나는 사람들을 이해한다고 해서 남겨진 자의 배신감과 실망이 완전히 사라지는 건 결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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